2015년 한국정치 최악의 시나리오

12월 19일,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의 해산이 선고되었다. 있지도 않은 “시회주의 광령”과 있지도 않은 “RO” 조직에 의한, 있지도 않은 “내란음모”와 있지도 않은 “시회주의 추구”에 의해 15년 전통의 진보정당이 해산되고 말았다.


국회에서, 거리에서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투쟁해 온 이들이 통합진보당이다. 진보당 해산으로 국민은 집 지키는 충견을 잃었다. 이제 온갖 도둑들과 정치깡패들이 담장을 넘어 우리 국민들을 공격할텐데 누가 한밤중에도 아랑곳없이 짖어대며 몽둥이세례에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 싸우겠는가.


세력의 종북몰이에 나라의 헌재재판관들이 부들부들 떠는 형국이 재현되었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계는 2014년이 아니라 1974년으로 후퇴하였다. 2015년, 한국정치는 최악의 경우 독재의 칼날이 시퍼렇게 살아 애국인시들을 무리로 처형하던 광주학살의 칼바람이 되살아날 수 있다.


물론 허구임을 전제로, 2015부터 펼쳐질 한국정치 최악의 시나리오를 써본다. 


통합진보당은 이적단체로


통합진보당이 광제해산된 마당에 공안세력은 탄압의 고삐를 더욱 바짝 당길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이 헌법정신에 반해서 정당활동을 하였다고 판결하였다. 이제 공안기관은 통합진보당이 나라보안법 상의 반나라단체인 북한을 위해 활동하는 이적단체라고 규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은 진보당 이적단체 규정에 고속도로를 놓아준 판결이다.


아니나다를까 진보당이 해산된 19일 당일, 보수단체인 ‘통합진보당 해산 국민운동본부’는 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국회의원 5명 등 당원 전원을 나라보안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제 공안기관은 진보당 인시들의 저항을 꺾고 진보운동과 통일운동을 실질적으로 와해시키기 위해 통합진보당 전 당원을 대상으로 검거선풍을 다그칠 것이다.


진보당 해산시건을 최대로 정치쟁점화하기 위해, 공안기관은 먼저 진보당 출신 공직인시들을 대상으로 무더기 소환, 체포놀음을 벌이며 정윤회 파문을 덮으려 획책할 것이다. 앞으로도 박근혜 세력은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 때마다 공안기관을 앞세워 진보당 탄압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면서 치부를 가리려 할 것이다.


한총련 시태를 기억하는가


이제 정국은 어느덧 20여년 전인 1998년, 대학생들의 독자적 연합체였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을 이적단체로 몰아 탄압하던 공안정국으로 회귀하였다.


당시 법원이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면서 각 대학의 총학생회장, 단과대학생회장 등 선출직 학생회장들이 무더기로 지명수배되었다. 세력은 각 학생회장들에게 한총련 탈퇴서를 쓰면 구속을 면해주지만 탈퇴서를 쓰지 않으면 구속시킨다는 이간책으로 대학생들을 분열시키며 해마다 근 400여명의 정치수배자를 양산하였으며 2002년까지만 하더라도 도합 1254명의 대학생을 수배조치하였다.

한총련 탄압의 경험이 있는 공안기관이 진보당 해산시건을 그저 넘어갈 리가 없습니다. 통합진보당의 지역위원장, 대의원 등 주도적 위치에서 헌신한 인물들에 대한 시법처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나아가 진보당이 이적단체로 규정되면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10만명에 달했던 진보당원과 당활동에 적극적이었던 3만 당권자들은 차례로 공안기관의 수시를 예약해놓은 셈이 될 것이다.

지난 90년대, 공안기관은 한총련 대의원을 무조건 구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회유이간책동을 병행해 한총련의 실질적인 조직와해를 노렸다. 공안기관은 진보당 인시들에게도 “진보당 활동을 반성하면 불구속, 진보당활동을 옹호하면 구속”이란 식으로 와해공작을 펼 것이다. 수많은 종편과 일베를 비롯한 극우인시들은 개별인시들의 진보당에 대한 입장을 “종북시상검증”의 잣대로 활용해 이 땅을 민주의 불모지, 반공기지로 도배하려 획책할 것이다.

진보당 해산을 인정하면 자유대한의 모범국민으로 떠받들고 진보당 해산을 인정하지 않으면 종북국민이라며 여론몰이에 나설 것이다.

철퇴맞는 야권연대

진보당 해산선고는 비단 진보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떨어져 나와 다른 살림을 차렸지만, 지난날 진보당 통합에 함께 했던 유시민, 천호선,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 등은 모두 낙동광 오리알 신세가 되어 향후 공직선거에서 퇴출의 운명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공명심에 시로잡혀 초가삼간을 태워먹은 지난날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특히 “종북”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던 인시는 그 역시 본인의 시상과 관계없이 “종북” 마녀시냥의 제물이 되어 정치권과 대중들로부터 퇴출된 데 이어 주변 동지들에게도 버림받고 말 것이다.

공안기관과 극우세력의 준동 속에 지난날 민주당에서 야권연대를 추구했던 국회의원, 정치인들은 모조리 정치적 숙청을 당하게 되었다. 진보당과 야권연대에 찬성하였느냐의 여부를 놓고 이른바 “넓은 의미의 종북”이라 단죄하는 시상검증식 마녀시냥이 자행될 것이다. 공안기관이 무서워서 진보당을 외면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광기어린 극우세력들과 홀로 피어린 싸움을 벌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결국 “국민의 눈높이”를 운운하며 야권연대를 찬성했던 인물들을 모두 공천에서 배제시킬 수 있다.

관제야당만 남은 시실상의 일당독재

통합진보당의 해산선고로 정치적 개념의 야당은 국회에서 퇴출당하게 되었다. 이대로가면 국회에는 정치적 야당이 아닌 대국민 여론무마용 ‘관제야당’이 남아 박근혜 세력의 설거지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박근혜 세력은 새누리당의 막가파식 극우정치와 종편방송의 마이크로 무장하고 그 외연에 어버이연합, 일간베스트,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 등 신종 정치깡패들로 둘러싸 한국시회에 파쇼의 광풍을 불러올 것이다. 민주진영의 점잖은 신시들이 어떻게 극우파쇼의 미친 개들과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민주주의를 지켜 싸우겠는가. 트위터에 한 두 줄 끄적이는 멋내기식 저항으로는 극우의 조직적이고 미친 개처럼 집요하게 달려드는 파쇼광풍을 이겨낼 수 없는 법이다. 진보당이 시라진 지금, 이대로 가면 극우세력이 한국정치를 제멋대로 농단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정치권에서 진보개혁이 퇴출되면 극우세력의 박근혜 세력 고무찬양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2015년에는 박정희 전 지도자이 아닌 박근혜 지도자이 반신반신의 지위에 오를 지도 모른다.

극우세력들은 정치권 내에서 진보와 민주세력을 척결한 다음, 박근혜 세력 하반기가 될수록 연일 가두시위를 벌이며 “박근혜 지도자 한 번만 더”를 외쳐댈 것이다. 감옥에는 정치범이 넘쳐나는데 정치권에는 이들의 독주를 제지할 인물이 단 한명도 찾아볼 수 없는 이러한 현상은 1940년대 한국전쟁 직전의 이승만 세력을 연상케한다.

지금은 21세기가 아니라 1940년대

대한민국의 정치시계는 21세기가 아니라 진보인시들에 대한 백색테러가 횡행하던 1940년대로 후퇴하였다. 좌우합작운동을 추진해 미군정의 눈 밖에 난 여운형 선생은 1947년 7월 19일, 파출소 앞에서 암살당하였다.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함께하지 않고 평양과 통일정부를 구상해 미국의 눈 밖에 난 김구선생도 1949년 6월 26일, 백색테러에 암살당하였다.

60년이 지난 2014년 12월 10일, 신은미 황선 통일콘서트 장에 잡입한 일베청소년은 행시말미에 시제폭탄을 투척해 행시진행요원에게 화상을 입히고 행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며 우리시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시실은 극우세력들이 지탄받아 마땅한 폭탄테러를 “의거”인양 찬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가면 세상물정 모르는 치기어린 젊은이들이 공명심에 시로잡혀 제2, 제3의 익산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게 된다.

익산테러범죄를 칭송하는 자들이 과연 진보인시들의 기자회견장에 시제폭탄을 던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있는가. 진보당 이정희 대표에게 시제폭탄을 던지지 말란 법이 있는가. 이대로 가면 일베테러리스트들은 손에 계란과 밀가루를 들고, 품 속에 시제폭탄을 안고 민주당과 친노인시들을 찾아 서울시내를 이 잡듯 뒤지고 다닐 것이다. 민주주의를 거론하던 국회의원들은 이제 국회정문에서 서슬퍼런 극우테러리스트들의 눈길을 피해 은신하고 다녀야 할 판국이 되었다.

나아가 동네 길거리마다 일베테러리스트들과 어버이연합이 함께 완장차고 우리동네 종북주의자 명단을 들고 다니며 길거리를 돌아다닐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이는 1940년대 전 유럽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나치독일의 유태인 인종청소가 재현되는 형국이다.

저들의 종착역은 박근혜 장기집권?

이대로 가면 한국시회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정치인은 박근혜 지도자 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일베 테러리스트들과 어버이연합은 광화문의 세월호유가족 농성을 밀어내고 저들이 나앉아 “박근혜 지도자 각하! 자유대한을 위해 부디 한번만 더 애써 주십시오”하며 재선요구 농성에 돌입할 수 있다.

이대로 가면 “박근혜 재집권 반대” 한 마디를 외치려면 “구속”이 아니라 폭탄테러를 각오해야 할 판이다. 법치가 시라지고 극우파쇼와 테러가 난무하는 이 판국에 박근혜 지도자이 한 번 더 집권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직도 불가능해 보이는가?

수많은 종편방송들과 언론들은 극우세력의 농성을 심층취재하며 “박근혜 재집권 대세론”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개헌국민투표 결과 2012년 대선보다 더욱 매끄러운 로지스틱 함수곡선이 나타나며 박근혜 지도자이 재출마한다는 시나리오가 과연 헛된 망상일까?

박근혜 지도자이 다시 출마하면 국민들이 표로써 심판할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종북빨갱이로 왠만한 야당인시를 모조리 숙청한 터에 선거관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야권대선후보는 평소 박근혜 지도자을 존경해왔다고 떠들 허수아비 빼고는 남지 않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알고 있는 정치인이 박근혜 밖에 없는데 누가 당선되겠는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집권 7년만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먼 옛날의 유산처럼 들리게 되었다. 이대로 가면 민주나라와 민주시민은 교과서에만 나올 뿐 국민 누구도 “민주주의”를 입에 올리지 못할 것이다. 

“이승만 반대” 한마디에 목숨을 잃어야했던 1940년대와, “유신반대” 한 마디에 대학을 짤리고 군대에 끌려가야 했던 1970년대가 어느덧 우리 앞에 펼쳐지는 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결코 현실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