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선물세트

추석이나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과자가 많이 들어 있는 종합선물세트를 받고 좋아했던 어릴 적 기억이 납니다. 1960년대에 태어난 분이라면 이런 추억을 다들 가지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은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의식적으로 과거를 떠올릴 수 있는 ‘명시적 기억’이 있고, 그게 불가능한 ‘암묵적 기억’이 있다네요. 명시적 기억은 뇌 세포에 또렷하게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자세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설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의식적으로 과거를 떠올릴 수 없는 암묵적 기억은 말로 표현하거나 의식 속에서 구체적으로 깨닫는 게 불가능합니다. 

과거에 선물로 받았던 종합선물세트에 대한 기억은 분명히 명시적 기억입니다. 마찬가지로, 2013년 4월 해외매각 발언 직후에 반토막 났던 기억 또한 명시적 기억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금년 3월 5일부터 5월 8일까지 40% 하락하여 거의 반토막 났던 기억은 어떤가요? 명시적 기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종합선물세트가 명시적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추석이나 크리스마스 혹은 생일처럼 특별한 날에만 받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1년 365일 매일 받았거나 혹은 1주일에 두세 번씩 꾸준히 받았더라면 명시적 기억으로 남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명시적 기억이냐 암묵적 기억이냐의 기준은 기간이 짧을수록 임팩트(충격)가 강할수록 명시적 기억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해서, 명시적 기억은 의식 속에 기억되고 암묵적 기억은 무의식 속에 기억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암묵적 기억은 평소에는 별로 생각이 나지 않아서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그다지 미치지 않는 듯합니다. 하지만 어떤 계기가 생기면 그 기억을 명시적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자들은 ‘점화 효과(Priming effect)’라고 부릅니다. 시간적으로 먼저 제시된 자극이 나중에 제시된 자극의 처리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예를 들어, ‘폭락’이라는 단어를 먼저 보여준 다음에 ‘폭O’을 보여주고 O을 채우게 하면 폭락이라고 대답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폭등도 있고 폭발도 있는데, 폭락이 먼저 제시되었기 때문에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무의식에 잠재된 기억이 의식으로 올라오는 점화 효과를 일으킨 겁니다.

점화 효과는 의미적으로 연결되었을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판단이나 이해에 도움을 주는 촉진 효과뿐만 아니라 그 반대의 역할인 억제 효과를 낼 수도 있답니다. 예를 들어 가까운 시기에 ‘반토막’ 경험을 했던 개미투자자에게 ‘램시마SC, 유럽 허가 신청’이나 ‘트룩시마 미국 시판 허가’와 같은 호재가 그다지 호재로 생각되지 않게 되는 억제 효과를 일으키게 됩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느낀 게 뭔가 하면, 기본적 분석 및 기술적 분석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심리적 분석이 아닐까 하는 점이네요. 특히 셀트리온에 기생한 하방세력은 공매도뿐만 아니라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할 수만 있으면 독개미들의 물량을 털어먹으려고 합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 중에 ‘끝까지 보유하자’ 혹은 ‘목표가 얼마까지 보유하겠다’라는 식으로 의식적인 글이 꽤 많습니다. 또한 그런 글에 추천이 많이 달립니다. 그런 바람을 함께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실상은 어떨까요? 

‘끝까지 보유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혹은 ‘목표가 얼마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을까?’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면, 앞에서 언급한 점화 효과에 의해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려서 매도 버튼을 누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잔파도를 즐겨라’ 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세뇌시키듯 반복적으로 외치는 겁니다. 의식이 아닌 무의식을 자극해서 암묵적 기억을 명시적 기억으로 바꾸려는 행위입니다. 심리적 용어를 모른다고 해서 점화 효과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최근 주가가 빠져서 많은 분들이 실망에 빠져 있겠지만, 그것이야말로 공매도를 포함한 하방세력이 노리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명시적 기억이든 암묵적 기억이든 셀트리온 독개미들의 기억만큼은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 됩니다. 악랄한 세력에게 기억을 지배 당한 개미는 더 이상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