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그리고 스티브 잡스

IT 분야에서 매우 대조적인 두 사람이 있습니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입니다.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실질적으로 스스로 개발한 것은 거의 없고 다른 사람이 개발한 것을 사들여서 사업에 성공했죠. 빌 게이츠가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MS-DOS도 팀 팬더스(Tim Panthers)가 개발한 겁니다. 이를 마이크로소프트가 사들여서 IBM에 납품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이 좋았던지 PC호환기종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기회를 잡았던 겁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총은 5940억 달러(약 670조원)입니다.

반면에, 1976년에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오로지 스스로의 실력으로 성공을 쟁취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야말로 컴퓨터의 역사를 바꾼 실질적인 최강자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혁신’의 아이콘이죠. 현재 애플의 시총은 8058억 달러(약 910조원)입니다.

‘컴퓨터 전문가’ 스티브 잡스에 비하면 빌 게이츠는 ‘뛰어난 사업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 따라하기’에 바빴을 정도였죠. 마이크로소프트의 MS-DOS를 채용한 IBM기종의 PC가 명령어를 키보드에 입력하던 시절에 이미 애플은 ‘마우스’를 사용해서 PC 사용자의 편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거든요.

갑자기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를 비교한 이유가 뭘까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삼바’가 마이크로소프트라면, ‘셀트리온’은 애플에 비유할 수 있을 듯. 

애플이 컴퓨터의 역사를 바꾸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시장 선도자)였듯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퍼스트 무버입니다. 반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남의 기술을 사들여서 사업에 성공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듯이 삼바 역시 패스트 팔로어에 불과합니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IBM기종에 MS-DOS를 납품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존재하지 못했겠죠. 

삼바가 ‘돈질’로 많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갖췄다고 그게 성공을 보장할까요? 만약 그게 맞다면, 명량에서 결코 이순신 장군은 일본 수군에게 승리하지 못했을 겁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많다는 게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닙니다. 최대한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해서 시장을 장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삼바가 조금 빨리 EMA에 승인 신청했지만, 이는 신청 기간을 앞당기려고 임상시험을 졸속으로 수행한 듯 보입니다. 허쥬마 임상 데이터와 비교하여 ‘질'(quality)의 차이를 삼바 제품이 극복할 수 있을까요? 매우 어려울 겁니다. 어쨌든…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이 따랐기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과연 삼바도 운이 따라줄까요? 안타까운 말이지만, 삼바에겐 그런 운이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삼바가 돈질로 사들인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은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레드오션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삼바 수준의 임상 데이터를 갖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셀트리온은 ‘뛰어난 전략’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누구도 따라하기 쉽지 않은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동시에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죠. 제가 장기투자를 하는 이유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