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터 CMO 계약은 본질적 변화입니다

셀케 재고자산을 살펴보면, 상품 반제품 제품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상품은 ‘재판매를 목적으로 외부에서 구입한 재고자산’이며, 반제품은 ‘자가제조한 중간제품, 즉 원제’이며, 제품은 ‘판매를 목적으로 제조한 완성품, 즉 완제’입니다.

셀케 2017년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고자산이 반제품입니다. 그러니까 셀트리온은 원제를 생산하여 셀케에 납품하고, 셀케는 원제를 가공한 후에 해외 판매처로 완제를 수출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셀트리온이 박스터 바이오파마 솔루션과 자사의 바이오시밀러 완제의약품에 대한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죠.
출처  https://www.celltrion.com/pr/reportDetail.do?seq=459

박스터와 CMO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완제를 CMO 방식으로 생산하는 효과에 대해서 물류비용 절감,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면세 효과라고 설명합니다.

셀트리온 독개미 입장에서는 이런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게 있습니다. 셀케와 맺은 계약대로 한다면, 셀트리온에서 생산한 원제를 셀케가 완제로 가공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제 개인적인 추정으로는, 미국 판매 제품까지 셀케의 캐파(capacity, 생산 능력)가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스터와 CMO를 계약한 것으로 봅니다.

제가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게 뭔가 하면, 셀트리온과 셀케의 계약은 셀트리온의 희생을 강요하는 불평등 계약이라는 점이었죠. 그런데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한해서 셀케가 아닌 박스터와 CMO 계약을 함으로써, 셀트리온의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셀트리온이 박스터와 맺은 CMO 계약이 셀케와 동일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향후 램시마를 포함한 바이오시밀러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갈수록 셀트리온의 이익은 유럽의 경우에 비해서 더욱 늘어날 게 틀림없을 듯. 또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셀트리온은 박스터 같은 외부업체와 CMO 계약을 맺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이게 셀트리온 독개미로서 박스터와 맺은 CMO 계약을 바라보는 ‘본질적 변화’랍니다.

[사족] 

1) 셀케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을 잃은 셈이 되나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셀케가 ‘닭 쫓던 개’는 되지 않겠죠? (그러거나 말거나! ㅋㅋ) 

2) 셀트리온은 ‘원제’를 생산합니다. 이 원제를 공급받아 셀케가 ‘완제’로 가공합니다. 만약 셀트리온과 셀케 사이에 박스터가 끼어들어서 완제 가공을 한 다음에 셀케가 화이자에게 출하한다면, 그것은 셀케의 완제 가공을 대신한 것이므로 셀케의 이익이 줄어듭니다. 뿐만 아니라 셀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